돼지고기 기름, 정말 몸에 나쁠까? — 최신 성분 분석과 건강한 활용법
돼지고기 기름, 정말 건강에 해로울까?
지방 성분 분석부터 조상들의 지혜, 장수국 식문화까지
돼지고기 기름에 대한 오해는 오랫동안 우리의 식탁을 지배해 왔다
기름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돼지고기는 건강에 해로운 음식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특히 비계 부분은 '버리는 부위'로 치부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단편적 시각을 넘어서
지방의 종류와 섭취 방식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돼지고기 기름을 다시 바라보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돼지고기 기름이 쇠고기 지방이나 버터보다 나은 점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돼지고기 기름은 정말 건강에 나쁜 걸까?
아니면 오해가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한 걸까?
성분으로 따져보는 돼지고기 기름
농촌진흥청의 식육 성분표에 따르면
돼지고기 기름(지방조직 기준)은 100g당 약 85g의 지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은 약 45~50%에 이른다
특히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 이 약 38~40%로 높은 편이며
이는 올리브유의 주요 성분과도 같은 종류다
반면 포화지방산의 비율은 약 40% 내외로
버터(약 65%)나 쇠고기 지방(약 50~55%)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구성은 돼지고기 기름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포화지방산은 과도할 경우 혈중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일 수 있으나
불포화지방산은 오히려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돼지고기 기름에는 체내 염증을 줄이는 리놀렌산 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조리 과정에서 잘 활용하면 건강한 지방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
문제는 ‘양’과 ‘방법’이다
지방은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적정량 이상 섭취하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성인 기준 하루 지방 섭취 권장량은 총열량의 20~25% 수준이며
이는 약 50~70g 정도다
이 중 포화지방은 전체의 7~10%를 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따라서 돼지고기 기름은 다른 지방원과 함께 적절히 섞어서 섭취해야 하며
조리 시 불필요하게 많은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기름은 연기점이 낮을수록 쉽게 산화되며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돼지고기 기름의 연기점은 약 180~190도로
중불 이하에서 천천히 조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기름이 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몸에 해로운 과산화지질이나 트랜스지방 이 생성되므로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재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돼지고기 기름에 어울리는 식재료
전통적으로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은 식재료들은 대부분 ‘기름의 성질’을 중화시키거나 돋우는 방향에 있다
예를 들어 파, 마늘, 부추, 된장 은 소화를 돕고 잡내를 제거하며 기름의 무거움을 덜어준다
특히 마늘과 부추는 체내의 지방 분해를 돕는 효소를 자극한다는 보고도 있다
반대로 피해야 할 궁합도 있다
기름기 많은 음식과 고탄수화물 음식(예: 흰쌀밥, 흰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과 지방 축적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이미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혈관 건강에 이중 부담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돼지고기 기름은 ‘어떤 식재료와 조합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조상들은 어떻게 먹었을까?
우리 조상들은 기름을 따로 짜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고기를 삶거나 구우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기름을 그대로 요리에 활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김치찌개, 장조림, 제육볶음이다
이 요리들은 대부분 고기의 기름으로 맛을 내면서도
마늘, 고추, 된장, 생강 등의 강한 향신 채소들을 함께 사용해 기름의 무거움을 눌렀다
또한 조상들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밥이나 나물, 장류를 함께 곁들였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소화와 체내 흡수를 고려한 지혜였다
밥과 채소는 기름의 흡수를 완화하고, 장류는 체내 효소 활동을 돕는다
이는 오늘날의 영양학적 지식과도 일치한다
일본, 장수 국가의 식문화에서 배우다
일본, 특히 오키나와는 세계적인 장수 지역으로 꼽힌다
그 식단의 특징은 식물성 식품 위주지만
동시에 ‘돼지고기와 돼지기름을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문화가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오키나와 전통 요리인 ‘라후테’는 돼지고기를 간장, 미림, 다시로 오랫동안 졸인 요리로
비계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방을 피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익혀서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들고, 함께 곁들이는 식품들을 철저히 배치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아부라미소’라는 지방이 섞인 된장 소스나
돼지기름을 살짝 두른 볶음요리도 여전히 일상에 존재한다
핵심은 지방을 제한된 양으로, 조화롭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식문화는 ‘지방=악’이라는 고정관념 대신, 재료의 성격을 이해하고 섭취를 조절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음식을 보는 시선, 건강을 만드는 태도
돼지고기 기름은 이제 더 이상 단순히 ‘피해야 할 것’으로만 보기 어렵다
성분 면에서도, 조리 활용 면에서도 충분히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음식을 대하는 방식이다
단편적인 정보로 판단하기보다는
재료의 본질을 알고, 어떻게 조리하고, 어떤 식재료와 함께 먹느냐를 함께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기름을 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로 다스릴 때
그것은 우리의 건강한 식탁을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 참고자료
- USDA FoodData Central: Lard (돼지기름) 성분표
https://fdc.nal.usda.gov/fdc-app.html#/food-details/169738/nutrients
- NIH 식이보충제정보: 셀레늄(Selenium) 건강전문가용 팩트시트
https://ods.od.nih.gov/factsheets/Selenium-HealthProfessional
- WHO 보고서: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식이·영양 가이드라인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2412091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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