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인생이란 무엇인가 4 – 몽테뉴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삶

만샘 2025. 6. 30. 00:52

서재에서 집필하는 몽테뉴 ai생성 이미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깊이 사유하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죽음을 멀리 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시기, 어떤 사건,
어떤 상실 앞에서 죽음은 조용한 질문처럼 찾아온다.
“이 삶은 어디로 가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은 나이가 들수록 마음속을 더 자주 지나간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죽음을 단지 삶의 끝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곧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삶은 영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그 끝에 다다른다.
그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몽테뉴에게 철학이었다.

그는 죽음에 대비하는 삶이
두려움이 아닌 지혜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죽음을 조작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온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현대인은 죽음을 마주하기보다
외면하는 방향으로 삶을 설계한다.
병원, 장례식장, 고요한 대화 대신
분주한 일정과 빠른 연결 속에서
죽음은 일상에서 멀어진다.

그러나 죽음을 회피할수록
삶의 밀도는 낮아진다.
죽음을 응시할 때 우리는 달라진다.
더 잘 먹으려 하지 않고
더 많이 가지려 하지 않으며
더 깊이 살아내고자 한다.

죽음을 의식하는 사람은
삶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노인의 느린 걸음, 병상에서의 긴 하루,
자연 속 낙엽의 조용한 떨어짐—
이 모든 것이 죽음을 암시하지만
동시에 삶의 품격을 드러낸다.

몽테뉴는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말한다.
그것은 담대함이 아니라 정직함이다.
죽음은 우리 삶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그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삶이 분명해진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종말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을 더 또렷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쫓기지 않는다.
시간에, 타인의 평가에, 자신의 후회에 쫓기지 않는다.
그는 삶의 끝을 생각하며
삶의 중심을 다진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 물음 앞에서 우리는
죽음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천천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때 우리는 더는 두려워하지 않고
다만 조용히 살아갈 수 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삶은
어쩌면 더 이상 불안에 쫓기지 않는 삶이다.
인생이란 결국,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충실하게 살아내는 일이다.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이렇게 말한다.
“철학의 본질은 죽음을 배우는 데 있다.”
그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회피하지 않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죽음을 자주 떠올리는 사람은
삶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죽음을 숙고하는 훈련은
삶을 존중하는 훈련이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자만이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다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병실에서 삶의 끝을 마주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사실을 외면한 채
바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예외 없이
그 마지막을 향해 걷고 있다.

그렇다면 남은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아마도 그것은 더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사랑하고
더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하는 일일 것이다.

죽음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깊이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성숙함이다.

참고문헌  
몽테뉴, 『수상록』, 김남우 옮김, 책세상,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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