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 석촌 호수에서 마주한 봄빛 -봄은 이미 출발했다.
서울의 봄이 시작되는 길목,
나는 어느 저녁을 먹은 후
잠시 석촌호수로 향했다.
낮의 분주함이 서서히 가라앉고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호숫가에 닿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건
하늘 위로 솟아오른
롯데월드타워였다.
분홍빛 조명을 머리에 이고 선 그 마천루는
어두워지는 하늘 속에서도
시선을 압도하며 빛나고 있었다.
내가 사는 도시,
내가 자주 지나는 이곳이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품고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겨
석촌호수 쪽으로 내려가니
물가를 따라
조명 아래 벚꽃이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완전한 만개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여백이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져
더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물 위로 비친 불빛은
마치 수채화의 번지기 기법처럼
조용히 퍼져나갔다.
LED 조명을 받은 벚꽃은
너무도 화려해서
한참을 멈춰 서게 했다.
호수 주변엔 사람들이 많았다.
외국인도 눈에 띄었고,
그중에는 가족도 있었고,
연인들도 있었고,
운동복 차림으로 조용히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처럼 나선 산책길.
이 밤은
새로운 감성과 활기를
조용히 전해주었다.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잘 어울리는 산책코스였다.
지금 이 시기,
서울 송파에 살고 있거나
혹은 들를 예정이라면
석촌호수의 봄밤을
꼭 걸어보길 권한다.
벚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고,
조명과 어우러지는 산책로 주변의 모습은
낮과는 전혀 다른
서울의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그날 산책을 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경쟁과 속도만을 요구하는
단순한 삶의 공간을 넘어
가끔은
숨결이 느껴지는 장면으로
나를 안아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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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그 풍경을 걷다 – 여행자를 위한 야경 명소 4선
서울의 밤, 그 풍경을 걷다 – 여행자를 위한 야경 명소 4선서울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도시의 빛은 단순히 풍경을 비추는 조명이 아니라,그 안에 시간의 깊이와 사람들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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