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여유

성내천, 봄 날의 꽃길을 걷다 – 커피 한 잔과 함께한 조용한 산책

만샘 2025. 4. 9. 06:30

햇볕이 좋았다.
유난히 쨍하지도, 미세먼지가 껴 있지도 않은,
그냥 걷기에 딱 좋은 봄날.

 

산체스커피점

 

친한 동생과 약속을 맞춰
커피 한 잔을 들고 성내천을 함께 걷기로 했다.
출발점은 ‘산체스커피’.
요즘 SNS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한참을 줄 서야 겨우 커피를 받을 수 있는 곳인데,
이 날은 운이 좋았는지 비교적 금방 커피를 손에 쥘 수 있었다.
라테 한 잔, 블랙 아이스커피 한 잔.
손안에 따뜻함과 시원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둘레길 안내판

 

성내천은 한강의 지류이자
서울 동남부, 송파구와 강동구 사이를 잇는 도시 속 자연 하천이다.
과거에는 오염된 물길이었지만, 생태복원 사업을 통해
이제는 사람들이 걷고, 자전거를 타고, 꽃과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여러입구중 산채스커피있는 입구

 

입구는 여러 곳으로 열려 있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스며들 듯 들어섰다.
철제 펜스 옆에 세워진 자전거 한 대가
누군가의 여유로운 산책을 예고하듯 서 있었다.
 

 

터널같은 꽃길
꽃 그림자가 예쁘다

 

 

터널같은 꽃길

 

조금만 걸었을 뿐인데,
앞으로 이어지는 길이 말 그대로 꽃의 터널이었다.
하얀 아치형 구조물 위로 빼곡히 덮인 벚꽃들.
사람들은 그 아래를 걸으며, 어느새 감탄사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특수 소재로 깔린 바닥은 발에 무리를 주지 않아 걷기 편했고,
누구는 걷고, 누구는 사진을 찍고, 누구는 그냥 멍하니 벚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치된 운동기구

 

 

강 건너편에는 운동 기구가 설치돼 있어
스트레칭을 하는 어르신과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졌다.
 

 

 

유유히 헤엄치는 잉어

 

 

그 곁엔 이름 모를 하얀 봄꽃들이 피어 있었고,
그 앞을 잉어들이 느릿하게 지나갔다.
가끔 오리나 백로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오늘은 잉어만이 물비린내를 남기며 조용히 유영하고 있었다.
 

 


 

아파트 외벽과 나란히 어우러진 벚꽃

 

이번 주에 비 소식이 있어
벚꽃이 흩어지기 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그루, 한 그루 나란히 선 벚나무들이
저 멀리 아파트 외벽과 나란히 어우러지며
도시의 질감 속에서 유난히 더 부드럽게 빛나 보였다.
 

 

벚꽃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없었고,
커피는 아직 손 안에서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오늘의 산책은 그렇게
꽃과 햇살, 그리고 고요한 성내천이 만들어낸 작은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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