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길을 지나던 중, 익숙한 거리에서 익숙하지 않은 장면을 마주했다.불 꺼진 건물 외벽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연등들이하나둘 불을 밝히며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었다.붉은 등, 노란 등, 초록 등, 파란 등…알록달록한 불빛들이 도시의 단단한 외관을 조용히 감싸고 있었다.어떤 장식보다 소박한 연등은곧 다가올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고 있었다.부처님 오신 날은 음력 4월 8일,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불교의 가장 큰 명절이다.이 시기에는 전국의 사찰뿐 아니라도시 곳곳에서도 연등이 걸리며불교문화의 상징이자 계절의 풍경이 되어준다.서울의 여러 거리에도 연등이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도로 위 전봇대 사이에, 오래된 건물의 벽면에,또는 공원의 나무 가지마다 등불이 매달린다.이 도시의 밤은 그렇게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