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그리고 그곳엔 목련이 피어 있었다서울의 주택가 한 골목을 걷다 보면문득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따뜻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아직은 차가운 나무 가지 위에하얗게 목련이 피어나는 그 장면은어떤 말보다 먼저봄이 도착했음을 알려준다.내가 이 장면을 만난 곳은오래된 벽돌 성당 앞이었다.나무 한 그루가 성당의 벽을 타고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었고,그 끝마다 피어난 목련꽃은정화된 영혼처럼 순백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었다.성당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와목련의 깨끗한 색감이 어우러져도심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은 풍경이 되었다.봄은 늘 소란스럽게 찾아오지 않는다.이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우리의 일상 한편에 스며든다.그중에서도 목련은언제나 봄의 가장 첫 문장을 써 내려가는 꽃이다.강한 햇살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