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론 – 유럽이 주는 또 하나의 축오늘날 한국 외교의 좌표를 살펴보면, 한쪽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안보의 축에, 또 다른 한쪽은 중국이라는 방대한 시장의 축에 묶여 있다. 러시아 역시 기회와 금기를 동시에 안고 있지만, 여전히 균형의 한 축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이 셋 외에 종종 간과되는 거대한 파트너가 있다. 바로 유럽연합(EU)이다.유럽은 단일 국가가 아니다. 그러나 27개국이 규범과 제도로 묶여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군사력으로 세계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국제사회에서 규범과 제도의 설계자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국에 있어 유럽은 단순한 교역 상대를 넘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줄 대안적 축이 될 수 있다.2. 규범과 가치의 힘유럽은 힘의 논리보다 규범의 힘을 앞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