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론 – 같은 뿌리, 다른 현실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날카로운 분단선을 품고 있다. 70여 년의 분단 동안 남과 북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지만, 동시에 뗄 수 없는 혈연적·역사적 뿌리를 공유한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위협’이라는 단어로 규정하는 동안, 한국은 단순히 위협을 넘어선 복잡한 감정을 안고 살아왔다. 북한은 위기이자 미래의 변수이며, 남북 관계는 한국 외교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한국은 미국·중국이라는 강대국 틈바구니 속에서 늘 수동적 위치에 놓여왔다. 북한 문제 또한 예외가 아니다. 남북문제는 언제나 워싱턴과 베이징, 때로는 모스크바와 도쿄의 이해관계 속에서 다뤄졌다. 그러나 한국이 주체성을 회복하려면 북한을 단순 관리 대상으로만 둘 수 없다. 남북 관계는 한국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