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인간은 상처를 통해 배우지만, 언제나 그 아픔을 피하려 한다.육체의 상처가 자연히 아물듯 정신의 상처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인은 고통을 ‘비정상 상태’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해결을 요구한다. 마음의 통증을 없애기 위해 종교를 찾고, 영혼의 결핍을 메우려 오컬트를 찾는다.이 욕망은 본래 회복을 향하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자기 파괴로 이어진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인간은 타인에게 구원을 위탁하고, 그 순간부터 자유는 사라진다. 구원을 약속하는 자와 의존하는 자가 생기면, 그곳엔 반드시 지배와 사기의 구조가 따라온다.Ⅱ. 고통을 회피한 문명고대 철학은 고통을 인간 존재의 필연으로 보았다.에픽테토스는 “고통을 판단하는 생각이 고통을 만든다”라고 했고, 불교는 ‘고(苦)’를 집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