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장자의 꿈과 무위의 지혜-인생이란 무엇인가 1

만샘 2025. 5. 25. 09:53

 인생이란, 정의되지 않아도 되는 무엇, 그저 유동적인 흐름이다.

고요한 호수 위를 떠다니는 나비. 『장자』의 “호접지몽”을 은유한 장면.

 

인생이란, 고정되지 않는 흐름이다.
그저 흘러가며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정해진 모양 없는 것.
고요한 호수 위를 스쳐 가는 나비의 움직임처럼.
장자의 “호접지몽”은 바로 그 흐름을 은유한다.

어느 날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
꽃 위에 앉고 다시 날며 기쁨을 느끼던 그는,
잠에서 깨어난 뒤 이렇게 묻는다.
“내가 장자인가, 아니면 장자가 되어 꿈꾸는 나비였는가?”

이 일화는 『제물론(齊物論)』에 등장한다.
그에게 있어 인생은 실체라기보다는 변화와 유동 그 자체다.
경계는 모호했고, 자아는 고정되지 않았다.
삶은 물리적 현실보다는 관념과 감각의 흐름에 가까웠다.

장자는 언어의 한계를 인정했다.
도(道)는 말로 설명될 수 없고,
참된 가르침은 정의될 수 없다고 보았다.
삶 역시 마찬가지다.
한 가지 언어로, 하나의 관념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가 제시한 철학은 **제물(齊物)**과 **소요(逍遙)**로 요약된다.
제물은 모든 사물은 원래 동등하다는 관점이며,
인간이 만든 기준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통찰이다.
선악과 우열, 시비와 귀천은 구분이 아니라 구속이 될 수 있다.

소요는 그런 인위에서 벗어난 유영의 상태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연의 리듬에 따라 유유히 흐르는 삶.
장자는 이를 ‘큰 자유’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 자유는 현실 도피가 아니다.
삶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 중심을 스스로 고집하지 않는 자세다.
억지로 성취하지 않고, 억지로 의미를 붙잡지 않으며,
억지로 나를 증명하지 않는 삶.
그것이 장자가 말한 무위(無爲)다.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지만,
나는 하늘과 하나 된 것을 따를 뿐이다.”

오늘 우리의 삶은 그와 정반대에 있다.
성과와 검증, 계획과 목적이 일상을 지배한다.
삶은 무엇이 되어야만 하며, 누군가보다 앞서야 하며,
설명 가능한 무언가여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장자의 철학은 말한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
붙잡지 않아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삶은 삶으로서 충만하다는 것이다.

그 흐름은 쥐려 할수록 멀어지고,
놓을 때 오히려 가까워진다.
장자의 나비는 그저 바람을 따라 유영할 뿐이다.


참고자료  
『장자』, 제물론, 내편 제2장. (고전번역원)  
김월회 외, 『장자, 나는 누구인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8  
장자 지음, 김형찬 옮김, 『장자 – 무위자연의 철학』, 휴머니스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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