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나이 듦과 함께 찾아온다
나이가 들수록 고독은 삶 가까이로 다가온다.
누군가는 그것을 두려움이라 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자유라 부른다.
고독은 하나의 단어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지닌다.
어릴 땐 소외처럼 느껴지던 혼자만의 시간이,
나이가 들수록 깊은 사유와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깊은 사유와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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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외로움은 언제나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된다.
잃어버린 관계, 닿지 않는 마음,
그 기억 속에서 외로움은 증폭된다.
반면 고독은 다르다.
폴 틸리히는 말했다.
“외로움은 타인으로부터의 고립이고, 고독은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길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치 요즈음 마음속 풍경이 정확히 묘사된 것처럼 느꼈다.
고독은 자신이 선택한 거리를 의미한다.
세상과의 접촉을 잠시 끊고,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한 시간.
그래서 자각한다.
외로움은 결핍이고, 고독은 선택이다.
외로움이 부재의 감정이라면,
고독은 스스로를 지키는 울타리이자 에너지의 근원이다.
고독은 나이 듦의 기술이다
젊을 땐 고독이 외로움처럼 느껴졌다.
친구들과 멀어질 때, 혼자 있는 밤,
‘소외당한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해졌다.
창조적인 작업에 몰두하려면,
쓸데없는 감정의 파도에서 벗어나야 했고,
내 안의 깊은 목소리를 듣기 위해선 고독이라는 장벽이 필요했다.
토마스 머튼은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고독은 인간을 야만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고독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고독은 한 사람을 괴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스스로를 위해서도, 주변을 위해서도 고독의 성을 쌓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독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나는 종종 혼자 있는 동안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오래된 생각을 정리한다.
그 시간엔 어떤 소음도 나를 흔들지 못한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고독은 위대한 정신의 운명이다.”
그 말은 거창한 위인을 위한 선언 같지만,
나는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 진실을 느낀다.
고독은 고립이 아니라, 몰입과 창조의 공간이다.
거기서 나의 진심은 흐려지지 않고, 오히려 또렷해진다.
고독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본질을 다시 묻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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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사라진 능력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시대에 산다.
소셜미디어, 끊임없는 연결, 알림과 반응 속에서
진짜 고요는 사라졌다.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고독을 잃어버렸다. 고독이 없는 사회는 시끄럽고, 무기력하며, 깊지 않다.”
이제 고독은 회피해야 할 불편이 아니라,
다시 회복해야 할 정신의 근육이다.
고독의 두 얼굴, 그리고 한 진실
고독은 두 얼굴을 가진다.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의 다른 말일지 몰라도,
나에겐 존재의 중심을 지키기 위한 거룩한 방어막이다.
나는 비로소 이 나이에 고독의 성을 쌓아가고 있다.
그것은 외면이 아니라 선택이고,
회피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한 준비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채움의 기술이다.
피할 것이 아니라, 익혀야 할 삶의 지혜다.
고독은 때로, 우리가 진정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다시 정립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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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두려움이 아닌 가능성으로,
결핍이 아닌 자립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나이 듦 속에서 배워야 할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고독의 성을 쌓아 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자료
- Arthur Schopenhauer, 『고독과 개성에 대하여』
– 고독은 사유와 정신의 독립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 - Paul Tillich, 『고독과 외로움 (Loneliness and Solitude)』, 1959
– 외로움과 고독의 본질적 차이를 구분하며, 인간 내면의 방향성을 다룸. - 한병철, 『피로사회』, 문학과 지성사, 2012
– 현대 사회가 고독을 상실한 채 과잉연결과 피로에 시달리는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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