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 앞에서 처음 생각하다‘생각하는 사람’은 늘 사진으로 보던 조각상에 불과했다.도서관의 예술 서적 속, 시험지 문제의 보충 이미지처럼 존재하던 익숙한 상이었다.대학 2학년,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을 찾았을 때그 조각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공원 안에 자리한 국립서양미술관 앞.(그 미술관은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건물로도 유명하다.)거기, 나는 처음으로 그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했다.그리고 나는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그 조각은 홀로 존재하는 독립 조각이 아니었다.‘생각하는 사람’은거대한 조각 군상인 「지옥의 문」의 일부였다.그는 무릎을 꿇고 생각하는 모습으로지옥의 입구 상단에 앉아 있었고,그 아래에는 고통받는 수많은 인간 형상들이몸을 비틀며 묶여 있었다.내가 아는 세계는 거기서부터 부서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