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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정신, 지켜내는 습관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정신의 그림자오늘날 우리의 사회는 성과와 경쟁을 최우선으로 요구한다.그 속에서 개인은 자기표현조차 하지 못한 채, 구조 속에 갇혀 있다.성찰과 자기 관리의 시간이 사라진 사회는 결국 병리적 징후를 드러낸다.저출산, 이기주의, 진영 논리에 따른 갈등(성별 갈등, 세대 갈등 등), 그리고 공동체 연대의 약화.이것들은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한 사회가 병들어 간다는 증거다.거리의 사람들은 늘 바쁘고, 휴대폰 속 소통은 끊이지 않지만, 진짜 대화는 사라졌다.돌아보면 모두가 분주하지만, 누구도 자신과 마주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그 공백은 결국 개인의 내면을 갉아먹는다.사회적 병리는 곧 개인의 병리로 이어진다.불안장애, 우울증, 정신 붕괴.정신 문제는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현대..

건강 2025.09.01

양가성과 자기반성 – 충돌 속에서 피어나는 성장

1. 양가성, 인간을 규정하는 본질우리는 일상 속에서 모순된 감정을 동시에 품는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안전을 찾는다. 스위스 정신의학자 블레울러(Eugen Bleuler)는 이를 **양가성(兩價性, Ambivalence)**이라 명명했다. 흔히 혼란이나 불안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인간 정신의 구조적 특징이다.양가성은 단순히 “두 감정의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여러 생각·감정·가치가 한꺼번에 부딪히는 다층적 현상이다. 따라서 양가성은 인간을 피동적으로 흔드는 불안이 아니라, 성찰과 성장의 출발점이 된다.2. 철학이 바라본 대립의 지혜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中庸)은 양극단을 피하고 균형점을 찾는 지혜를 강조했다. 데카르트는 확신과 의심을 동시에 붙들며 지성의 기초를 세..

삶의 지혜 2025.08.30

노년의 삶에서 묻는 질문 - 인생이란 무엇인가

📸 이미지 © jooriank / EyeEm👉 https://www.eyeem.com/u/jooriank노년의 질문 – 성취가 아닌 성찰의 시간젊음의 질문, 성취의 속도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참으로 다난했던 시간이었다.출생부터 학업에 전념하여 대학에서 전공을 하고,사회에 나아가 무언가 이루겠다는 쉼 없는 열정을 보이던 때.결혼과 출산, 가족 부양과 자아실현 사이의 고민들.시간은 끝없이 주어진 듯했고, 세상은 광활한 운동장이었다.이때의 하루는 경기처럼 치열했고,그렇게 젊음은 밤이 와도 내일을 더 준비해야 하는 듯 숨 가빴다.노년에 다다른 순간그러나 지금 시간은 다르다.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오랜 기억들을 떠올려 본다.대학 합격이 주어지던 날은 세상의 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기쁘기만 했다.자식의 출산 ..

삶의 지혜 2025.08.19

블로그 소개 | About This Blog

삶, 예술, 사유, 그리고 일상을 기록하는 공간.이 블로그는 독자 여러분께 생활 속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때때로 떠오르는 철학적 사유를 함께 전합니다.특히 시니어 세대가 더 깊이 공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Joorian.kFine Art Photographer | Content Designersenior-space.tistory.com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 흐르는 물이 가르쳐주는 균형

1. 도입 – 물처럼 살아가는 법물은 흐르면서도 고요하고, 고요해 보이면서도 끊임없이 흐른다.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고 말했다.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부드럽게 흐르지만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이 유연함과 겸손, 그리고 부드러움 속의 강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원리다.2. 정중동 (靜中動) – 고요 속의 움직임흐르는 강물의 표면은 잔잔해 보인다.그러나 그 아래에서는 방향을 잃지 않은 속도 있는 흐름이 이어진다.속도의 시대에 살아도, 겉은 느리게 느껴지는 사람이나 삶이 있다.그러나 그 안쪽에서는 방향을 점검하고, 계획을 세우며, 다음을 준비..

삶의 지혜 2025.08.16

새로운 문명 구조를 위한 제안 – 오래 살고, 함께 살고, 사라지지 않기 위한 문명의 조건

1. 도입 – 문제는 국가가 아니라 문명이다앞선 1편에서는 개인의 장수를, 2편에서는 국가 존속의 구조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두 문제는 결국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은, 지속 가능한 구조인가?”한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다수 선진국에서 노인은 늘고 아이는 줄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은 국경을 닫으며 이민과 노동력 유입이 제한되었고, 미·중 패권 경쟁과 자원 무기화, 보호무역주의는 인적·물적 교류를 위축시켰다. 도시 집중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전통 공동체는 무너졌으며, 기술 발전이 편의를 높였지만 사회적 고립과 고독은 심화됐다.이는 단순한 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 구조 전반의 위기이며, 문명 차원에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의..

삶의 지혜 2025.08.14

국가 존속을 위한 현실 진단과 대안

– 인구는 줄고, 장수는 늘고, 국가는 어떻게 지속되는가1. 도입 – 국가의 미래를 예고하는 지도2024년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기초지방자치단체의 **3분의 1 이상이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놀랍게도, 이 중 상당수는 통계적으로 ‘장수마을’로 불리는 지역과 겹친다.전북 무주, 경북 청송, 전남 함평, 경남 남해 등은 평균 기대수명이 길고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장수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젊은 세대의 유출과 출산율 제로에 가까운 상황으로 인해 실질적으로는 사라져 가는 마을이 되고 있다.이것은 단순한 인구통계 문제가 아니다.지역의 붕괴는 곧 국가 기반의 붕괴로 이어진다.인구 구조 불균형은 세대·경제·안보의 균형을 무너뜨린다.즉, 지금의 지도는 국가 존속 위기의 지도이기도 하다..

삶의 지혜 2025.08.12

장수의 역설과 그 대안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닐 때1. 도입 – 통계 속 장수는 여전히 축복인가대한민국은 이제 ‘장수국가’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행정안전부 자료(2024년 말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0%**를 넘어섰고,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5년)에서는 **20.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불과 1년 전(18.5%)에서 1.5%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전북 무주, 경북 청송, 전남 함평, 경남 남해 등 이른바 ‘장수마을’로 불리는 지역들은 평균 수명과 고령 비율 모두 높다.그러나 이 마을들은 동시에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젊은 세대는 떠나고, 마을 전체가 고령화되었으며, 일부 지역은 행정구역이 사라지거나 통합되는 상황에 놓였다.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삶의 지혜 2025.08.11

둔촌시장 가는 길 – 3번 출구부터 성내동 입구까지

송파·강동 지역에는 정겨운 재래시장이 여럿 있다.마천시장, 길동시장, 암사시장, 그리고 오늘 소개할 둔촌시장.그중에서도 둔촌시장은 비교적 넓은 동선과 다양한 상권, 그리고 지하철과 가까운 접근성 덕분에 이용객이 많다.이번 글에서는 둔촌역 3번 출구에서 성내동 방향 입구까지의 여정을 따라,시장 초입의 활기찬 풍경과 작은 정서를 함께 담아본다.둔촌역 3번 출구, 시장의 시작점둔촌시장에 들어선 건 반찬거리를 사러 나온 아침이었다.보통은 마천시장 쪽을 더 자주 찾지만, 이날은 왠지 이곳으로 발길이 향했다.지하철을 타고 온다면 3번 출구로 나오는 것이 가장 가깝다.자동차를 가져온다면 바로 옆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나는 이날 오토바이를 세우고 시장 입구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북적이는 입구, 시장의 첫인상시장 입..

여행과 여유 2025.07.30

도시 속에서 피어난 생명의 에너지

식물은 도시의 한복판에서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나 그 자리를 지키며 계절을 마주하고 빛과 바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스스로의 하루를 견디는 기록이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었던 장면들 속에서 생명의 움직임은 도시의 단조롭고 냉정한 풍경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잎에 맺힌 물방울 – 아침 공기의 흔적밤사이 비가 내린 뒤, 잎 위에 고인 물방울은 도시의 아침 공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골목 빌라 앞의 작은 화단에서 발견한 이 장면은, 인공 구조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자연은 여전히 그 존재를 드러낸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이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와도 닮아 있다. 타이거 릴리 – 무심한 거리에서 피어난 색개를 산책시키던 중 도로변에서 붉게 ..

여행과 여유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