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41

가치 – 보이지 않는 힘

보이지 않는 것의 힘 – 가치의 본질을 다시 묻다우리는 흔히 ‘가치’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에서 찾는다. 돈, 지위, 성과처럼 누가 보더라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들. 그것들은 즉각적으로 측정되고, 타인에게 쉽게 증명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기준을 따라가며, 인정받고 싶어 하고, 더 많이 가지려 한다.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종종 그 반대편에 숨어 있다. 즉각적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외부의 보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 오히려 느리게 자라고, 천천히 드러나며, 한 사람의 일생을 두고서야 겨우 그 윤곽이 드러나는 것들이다. 그것은 내면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품성일 수도 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의 작은 선택일 수도 있다.이런 가치는 속도가 아니라 깊이, 외형이 아니라 본질, 보여주기보다..

삶의 지혜 2025.07.10

생각 – 존재의 시작이자 삶의 방향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감지하기 어려운 흐름처럼, 생각은 우리 삶의 방향과 감정, 무의식적인 결정들까지도 이끈다. 흔히들 감정이 삶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는 방식도,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결국은 생각이 결정한다. 감정은 순간적으로 폭발하지만, 그 폭발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는 생각의 몫이다. 생각은 단순한 판단을 넘어,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지를 결정하는 핵심 구조다.→ 관련 글: https://senior-space.tistory.com/151 인간은 왜 생각하는가 – 사유는 본능이 아니다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로고스를 가진 존재’라고 했다. 먹고 자고 번식하는 생명체들 사이에서 오직 인간만이 자..

삶의 지혜 2025.07.07

전쟁 –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학살

1장. 도입 –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인간은 언제나 ‘정의’를 외치며 싸운다. 싸움의 시작에는 늘 누군가의 옳음이 있다. 그러나 그 ‘옳음’은 언제나 폭력의 면허장이 되어 왔다.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주권이라는 정의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는 자위라는 정의가 미사일과 총알의 연료가 되고 있다.아이들이 죽고, 병원이 무너지고, 도시가 사라지는 그 모든 현장에 ‘명분’은 빠지지 않는다.정의는 언제나 집단의 논리로 포장되어 나타난다. 그 논리는 구성원에게는 도덕이고, 외부자에게는 억압이다.이 글은 묻는다.정의는 정말 정의로웠는가? 정의는, 언제부터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는 단어가 되었는가?2장. 우크라이나 전쟁 – 영토인가, 정의인가2022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는 ‘특별 군사작전’이..

삶의 지혜 2025.06.24

공포 – 삶을 일으키는 힘

공포는 흔히 피해야 할 감정으로 여겨진다.직면했을 때, 그것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회피하게 하며, 때로는 정신과 육체를 마비시킨다.공포의 크기가 지나치면 절망에 빠지거나, 극단적으로는 삶의 의지를 잃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공포는 단지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그치지 않는다.그 안에는 삶을 일으키는 힘, 방향을 바꾸고 존재를 다시 구성하게 하는 내적인 에너지가 숨어 있다.우리가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극복 가능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면공포는 단지 두려움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막연한 불안, 그 이름을 붙여야 할 때중년 이후의 삶은 많은 것을 잃는 시기이기도 하다.신체는 예전 같지 않고, 주변의 관계도 시나브로 변화한다.사회적 역할이 줄어들면서, 이전에는 느끼지 ..

삶의 지혜 2025.06.23

관계 – 존재를 설정하는 힘

📸 이미지 © jooriank / EyeEm👉 https://www.eyeem.com/u/jooriank관계는 설정이다우리는 흔히 ‘관계’를 감정, 유대, 소통의 영역으로 생각한다.하지만 내게 관계란, 그것만이 아니다.관계는 존재와 존재 사이의 ‘위치’와 ‘의미’를 결정짓는 설정의 힘이다.자연, 사물, 기억, 신체, 기술, 시간, 무의식까지 —인간 이외의 모든 것과도 관계는 성립된다.그 모든 관계는 구조 위에 놓이며, 그 구조는 삶 전체를 지배한다.관계는 의도적으로 설정되기도 하지만,때로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설정된다.그리고 일단 설정된 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우리가 누군가와 처음 마주하는 순간,그 인상이 관계의 ‘위치’를 결정짓는다.그것이 관계의 시작이고, 곧 구조가 된다.무의식 속에서 반복..

삶의 지혜 2025.06.19

지옥의 문을 처음 본 날 (Rodin's Gates of Hell 앞에서)

지옥의 문 앞에서 처음 생각하다‘생각하는 사람’은 늘 사진으로 보던 조각상에 불과했다.도서관의 예술 서적 속, 시험지 문제의 보충 이미지처럼 존재하던 익숙한 상이었다.대학 2학년, 일본 도쿄 우에노 공원을 찾았을 때그 조각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공원 안에 자리한 국립서양미술관 앞.(그 미술관은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건물로도 유명하다.)거기, 나는 처음으로 그 ‘생각하는 사람’을 마주했다.그리고 나는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그 조각은 홀로 존재하는 독립 조각이 아니었다.‘생각하는 사람’은거대한 조각 군상인 「지옥의 문」의 일부였다.그는 무릎을 꿇고 생각하는 모습으로지옥의 입구 상단에 앉아 있었고,그 아래에는 고통받는 수많은 인간 형상들이몸을 비틀며 묶여 있었다.내가 아는 세계는 거기서부터 부서지기..

삶의 지혜 2025.06.03

장자의 꿈과 무위의 지혜-인생이란 무엇인가 1

인생이란, 정의되지 않아도 되는 무엇, 그저 유동적인 흐름이다. 인생이란, 고정되지 않는 흐름이다.그저 흘러가며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정해진 모양 없는 것.고요한 호수 위를 스쳐 가는 나비의 움직임처럼.장자의 “호접지몽”은 바로 그 흐름을 은유한다.어느 날 장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꽃 위에 앉고 다시 날며 기쁨을 느끼던 그는,잠에서 깨어난 뒤 이렇게 묻는다.“내가 장자인가, 아니면 장자가 되어 꿈꾸는 나비였는가?”이 일화는 『제물론(齊物論)』에 등장한다.그에게 있어 인생은 실체라기보다는 변화와 유동 그 자체다.경계는 모호했고, 자아는 고정되지 않았다.삶은 물리적 현실보다는 관념과 감각의 흐름에 가까웠다.장자는 언어의 한계를 인정했다.도(道)는 말로 설명될 수 없고,참된 가르침은 정의될 수 없다고 ..

삶의 지혜 2025.05.25

전쟁과 폭력은 인간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 게르니카 감상 노트

게르니카 — 남겨진 메시지전쟁과 폭력은 인간에게 무엇을 남기는가.피해는 신체에 그치지 않고, 생활 구조와 사회 질서를 무너뜨린다.시간이 지나도 그 영향은 사라지지 않으며,사람들은 흔들린 일상을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기억은 반복적으로 소환되고,전쟁은 개인의 행동 패턴을 바꾸고, 사회 전체에 지속적인 트라우마를 남긴다.폭력은 예고편 없이 마구 달려든다.대비할 시간도 없이, 모든 것이 무너진다.1937년 4월 26일.스페인 북부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에폭탄이 쏟아졌다.전쟁은 이 조용한 마을을 실험장처럼 삼았고,하루아침에 일상이 무너졌다.그해, 피카소는 한 점의 그림을 그렸다.침묵 대신 붓을 들었다.사람들은 그림 앞에서 몸을 굳힌 채,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게르니카는 어떤 해석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삶의 지혜 2025.05.23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삶의 시작과 끝, 존재의 의미를 묻는 고갱의 질문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도 유효하다."그림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즈음이었다.인상주의 화집을 넘기던 중, 내 눈과 마음을 동시에 붙잡은 그림 한 점이 있었다.“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제목부터 특이했다.낯선 풍경, 말 없는 인물들, 분명히 배경은 이국적인데이상하게도 그 그림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알고 보니 이 작품은 폴 고갱이 말년 타히티에서 그린 유작이었다.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이 질문을 화폭에 남겼다.이 글은 그 그림에 대한 해석이 아니다.그 질문을 받아 안은 한 사람의 조용한 사유 기록이다. 고갱의 삶과 질문에 이르기까지그림 제목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았다.“W..

삶의 지혜 2025.05.15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생생불식(生生不息) — 끊임없이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생생불식(生生不息)멈추지 않고 흐르려는 것, 고이지 않으려는 것, 그것이 내가 새로워지려는 방식이다.📸 이미지 © jooriank / EyeEm👉 https://www.eyeem.com/u/jooriank끊임없이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날마다 새로워지려는 삶이란 어떤 모습일까?"공자와 주자의 철학 속에 나오는 말,日新又日新 — 하루를 새롭게, 또 하루를 새롭게.이는 단순한 자기 계발이 아니라,스스로를 단련하고 비워내며,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려는 삶의 태도를 뜻한다.이 말은 《대학(大學)》에 나온다.湯之盤銘曰:苟日新,日日新,又日新。(탕지반명왈: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탕왕이 쓰던 세숫대야에 새겨진 글귀다.“진실로 하루를 새롭게 한다면, 날마다 새롭게 하라.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

삶의 지혜 202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