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구조 속,
노란색은 언제나 조용히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누군가를 멈추게 하고,
주의를 주며,
보호하고,
질서를 그어내는 색이었다.
하지만 그 노랑이 놓인 자리를 따라가다 보면,
경고나 안내 이상의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도시가 들려주는
작고 분명한 언어이기도 했다.
하남 감일에 위치한 단샘초등학교 건물 벽 앞,
아직 봄기운을 다 입지 못한 소나무가 서 있다.
계절은 아직 이르지만,
그 뒤로 펼쳐진 노란 벽이
그 나무에 생기를 덧입혀 놓은 듯하다.
노란색 바탕 위,
격자로 정갈히 나뉜 면들,
그 가운데 놓인 네 장의 하얀 타일.
어딘가 단정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 조합은
마치 어느 여인이
품격 있게 고른 명품으로
자신을 완성시킨 느낌이랄까?
노랑은 언제나 밝고 따뜻한 기운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생기를 북돋는 배경으로
자연을 더욱 또렷하게 떠올리게 한다.
초등학교라는 공간에서
이 노란색은 단지 색이 아니라,
아이들의 하루를 응원하고 밝히는
작은 햇살처럼 느껴진다.
이 색을 바라보는 아이들도
그 안에서 생동감을 느끼고,
자신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길 바란다.
서울 위례에 위치한 한 유치원.
노란 구조물이 리듬감 있는 선을 만들며
건물의 표정을 완성한다.
단지 미적 요소에 그치지 않고,
이 곡선과 직선의 조형은
햇빛을 분산시키고,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에 그늘과 경계를 만든다.
구조는 그 자체로 기능이 되고,
색은 기능 위에 정서를 덧입힌다.
선명한 노란색은 주의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어린이 공간에 어울리는 따뜻함을 머금는다.
이곳은 교육 공간인 동시에,
시선과 감각이 머무는 시각적 풍경이기도 하다.
일상 속의 디자인이
어떻게 의미를 품을 수 있는지를
이 건축은 말없이 보여준다.
어린이집 앞 횡단보도.
그곳에 세워진 커다란 노란 우산 하나.
햇볕을 피할 그늘을 만들기 위해
도시가 준비한 작은 배려다.
기능은 명확하고, 색은 따뜻하다.
노란색은 주의를 환기시키면서도
어린이를 향한 다정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그 구조는 단단하고 단순하지만
도로 위 한 장면을 밝히는 조형물이 되기도 한다.
기능과 미감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 노란 우산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노란 차선은 단순한 선이 아니다.
차와 사람의 동선을 나누고
속도와 방향을 정해주는 도시의 언어다.
빛이 그 위로 겹쳐질 때,
그 구조는 하나의 시각적 질서가 된다.
도로 위의 노란색은
기능적인 안내선을 넘어
도시의 미감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
도시 속 노란색은
우리의 안전과 질서를 지키고 있다.
https://senior-space.tistory.com/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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