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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 나를 위한 마음의 끄기 버튼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사랑하고, 믿고, 마음을 열며 관계를 만들어간다.그 시작은 언제나 순수한 기대와 신뢰다.그러나 그 기대가 가장 깊은 상처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아무런 의심 없이 내어준 믿음이,어느 날 돌이킬 수 없는 배신으로 되돌아올 때,우리는 삶의 중심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그때부터 무거운 감정이 우리 안에 쌓이기 시작한다.실망, 분노, 원망, 그리고 더 깊어지면 증오와 복수심.그 감정들은 결코 가볍게 흘러가지 않는다.정신뿐 아니라 육체까지도 병들게 한다.일반적인 용서 – 이해를 통한 관계 회복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용서’는실수나 오해, 무심한 말투와 같은 가벼운 상처에서 출발한다.그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 거야.나도 언젠가 그런 실수를 했을 테니 이해하자.혹은, 그 입장..

삶의 지혜 2025.07.18

상처 – 말보다 기대가 더 아프다

가까울수록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상처는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늘 가까운 사람에게서 시작된다.부모와 자녀 사이, 형제 사이, 부부 사이, 친구 사이—가장 깊은 애정과 기대가 쌓이는 관계일수록상처는 더 날카롭고, 더 오래간다.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일수록더 잘해주기를 바라고, 더 알아주기를 바란다.“말하지 않아도 알겠지”,“그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 아냐?”하지만 이런 기대는 말이 아닌 감정으로 쌓이고,그 감정은 결국 실망과 상처로 이어진다.기대는 보이지 않는 요구다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상처는,사실 상대의 행동 때문이 아니라 내 안의 기대 때문이다.기대한 만큼 실망하고,실망한 만큼 차가운 말이나 무심한 태도로 상처를 되돌려준다.아이에게 “넌 왜 항상 그렇게 말 안 듣니”라고 말할 때,그 말은 단순..

삶의 지혜 2025.07.17

전남 고흥 – 바다와 함께 늙지 않는 삶

해 질 녘, 고흥의 갯벌 위로 물이 빠지고 고요히 정박한 어선이 실루엣처럼 떠 있습니다. 산 너머로 떨어지는 햇살은 바다를 따라 퍼지고, 그 빛은 마을의 노인들을 감쌉니다. 이곳은 단지 오래 사는 마을이 아닙니다. 아프지 않고 늙어가는 법을 보여주는 곳, 전라남도 고흥군입니다.노년의 건강, '병들지 않는 삶'이 가능한 곳나이 들수록 사람들은 병원을 자주 찾게 됩니다. 하지만 고흥의 많은 노인들은 말합니다.“나는 아직 약을 먹지 않는다.”그 말은 단순한 자랑이 아닙니다. 실제로 고흥은 건강수명이 긴 마을로 알려져 있습니다.고흥군 도양읍, 점암면, 봉래면 일대는 90세 이상 장수 어르신의 비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치매·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고흥군 보건소와 전라남도 ..

건강 2025.07.16

습관을 바꾸는 기술 – 의지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종종 의지만 있으면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한두 번의 다짐으로 오래된 행동을 지우는 일은,마치 벼랑 끝에 선 바위를 밀어보는 것처럼 무력하다.나쁜 습관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뇌에 새겨진 구조이기 때문이다.습관의 기본 구조 – 트리거, 행동, 보상행동과학에서는 습관을 이렇게 본다:트리거(Trigger) – 어떤 상황이 반복 행동을 유도한다.행동(Action) –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반응.보상(Reward) – 해소, 쾌감, 일시적 안정감.예를 들어, 흡연 습관을 보자.스트레스를 받는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얻는다.여기서 핵심은 실제 보상보다도 **뇌가 기대하는 ‘예상된 쾌감’**이다.조건화된 반복 회로가 바로 습관의 정체다.나쁜..

삶의 지혜 2025.07.14

고독 – 두 얼굴을 가진 언어

고독은 나이 듦과 함께 찾아온다나이가 들수록 고독은 삶 가까이로 다가온다.누군가는 그것을 두려움이라 하고,누군가는 그것을 자유라 부른다.고독은 하나의 단어지만, 전혀 다른 얼굴을 지닌다.어릴 땐 소외처럼 느껴지던 혼자만의 시간이,나이가 들수록 깊은 사유와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바뀌는 것이다.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깊은 사유와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된다.관련글 https://senior-space.tistory.com/154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외로움은 언제나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된다.잃어버린 관계, 닿지 않는 마음,그 기억 속에서 외로움은 증폭된다.반면 고독은 다르다.폴 틸리히는 말했다.“외로움은 타인으로부터의 고립이고, 고독은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길이다.”이..

삶의 지혜 2025.07.11

가치 – 보이지 않는 힘

보이지 않는 것의 힘 – 가치의 본질을 다시 묻다우리는 흔히 ‘가치’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에서 찾는다. 돈, 지위, 성과처럼 누가 보더라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들. 그것들은 즉각적으로 측정되고, 타인에게 쉽게 증명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기준을 따라가며, 인정받고 싶어 하고, 더 많이 가지려 한다.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종종 그 반대편에 숨어 있다. 즉각적이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외부의 보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 오히려 느리게 자라고, 천천히 드러나며, 한 사람의 일생을 두고서야 겨우 그 윤곽이 드러나는 것들이다. 그것은 내면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품성일 수도 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의 작은 선택일 수도 있다.이런 가치는 속도가 아니라 깊이, 외형이 아니라 본질, 보여주기보다..

삶의 지혜 2025.07.10

생각 – 존재의 시작이자 삶의 방향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을 떠올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감지하기 어려운 흐름처럼, 생각은 우리 삶의 방향과 감정, 무의식적인 결정들까지도 이끈다. 흔히들 감정이 삶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는 방식도,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결국은 생각이 결정한다. 감정은 순간적으로 폭발하지만, 그 폭발을 어디로 향하게 할지는 생각의 몫이다. 생각은 단순한 판단을 넘어,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될지를 결정하는 핵심 구조다.→ 관련 글: https://senior-space.tistory.com/151 인간은 왜 생각하는가 – 사유는 본능이 아니다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로고스를 가진 존재’라고 했다. 먹고 자고 번식하는 생명체들 사이에서 오직 인간만이 자..

삶의 지혜 2025.07.07

전쟁 –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학살

1장. 도입 –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인간은 언제나 ‘정의’를 외치며 싸운다. 싸움의 시작에는 늘 누군가의 옳음이 있다. 그러나 그 ‘옳음’은 언제나 폭력의 면허장이 되어 왔다.지금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주권이라는 정의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는 자위라는 정의가 미사일과 총알의 연료가 되고 있다.아이들이 죽고, 병원이 무너지고, 도시가 사라지는 그 모든 현장에 ‘명분’은 빠지지 않는다.정의는 언제나 집단의 논리로 포장되어 나타난다. 그 논리는 구성원에게는 도덕이고, 외부자에게는 억압이다.이 글은 묻는다.정의는 정말 정의로웠는가? 정의는, 언제부터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는 단어가 되었는가?2장. 우크라이나 전쟁 – 영토인가, 정의인가2022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는 ‘특별 군사작전’이..

삶의 지혜 2025.06.24

공포 – 삶을 일으키는 힘

공포는 흔히 피해야 할 감정으로 여겨진다.직면했을 때, 그것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회피하게 하며, 때로는 정신과 육체를 마비시킨다.공포의 크기가 지나치면 절망에 빠지거나, 극단적으로는 삶의 의지를 잃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공포는 단지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그치지 않는다.그 안에는 삶을 일으키는 힘, 방향을 바꾸고 존재를 다시 구성하게 하는 내적인 에너지가 숨어 있다.우리가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극복 가능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면공포는 단지 두려움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막연한 불안, 그 이름을 붙여야 할 때중년 이후의 삶은 많은 것을 잃는 시기이기도 하다.신체는 예전 같지 않고, 주변의 관계도 시나브로 변화한다.사회적 역할이 줄어들면서, 이전에는 느끼지 ..

삶의 지혜 2025.06.23

관계 – 존재를 설정하는 힘

📸 이미지 © jooriank / EyeEm👉 https://www.eyeem.com/u/jooriank관계는 설정이다우리는 흔히 ‘관계’를 감정, 유대, 소통의 영역으로 생각한다.하지만 내게 관계란, 그것만이 아니다.관계는 존재와 존재 사이의 ‘위치’와 ‘의미’를 결정짓는 설정의 힘이다.자연, 사물, 기억, 신체, 기술, 시간, 무의식까지 —인간 이외의 모든 것과도 관계는 성립된다.그 모든 관계는 구조 위에 놓이며, 그 구조는 삶 전체를 지배한다.관계는 의도적으로 설정되기도 하지만,때로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설정된다.그리고 일단 설정된 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우리가 누군가와 처음 마주하는 순간,그 인상이 관계의 ‘위치’를 결정짓는다.그것이 관계의 시작이고, 곧 구조가 된다.무의식 속에서 반복..

삶의 지혜 2025.06.19